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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 거지가 되어버린 나에게에세이 2024. 12. 26. 18:15
벼락 거지가 되어버린 나에게
벼락거지라는 말을 처음 봤었던 것은 대학생 때였다.
2020년에 제로 금리에 가까워 모든 사람들이 주식으로 돈을 벌기 시작하고 그에 따라 상대적으로 돈을 못 번 사람들은 벼락거지라고 해서 가만히 있었는데 돈이 삭제되었다는 식으로 말을 했던 것이다. 사실 틀린 말도 아니다. 다른 사람들의 소득 수준이 올라가면 당연하게도 우리의 물가라던가 다른 부차적인 파생효과가 벌어지는 것은 지당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의 인생은 돈으로 평가절하 되며 거지라고 소리를 들을 정도로 단순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요새 미국 주식이 양자컴퓨터 테마를 기반으로 상승을 거듭했고, 그에 따라 주변의 연락을 받았다. 단순하게 무의미한 연락이다. 아무리 보유하고 있지 않은 주식의 소식을 가져와봤자, 우리의 인생은 달라지는 것이 없다. 할 수 있는 우리의 선택지는 2개 뿐이다. 아래와 같다.
1. 산다
2. 판다
이 2개 중 아무것도 하지 않을 거라면 그냥 지나가면 된다.
벼락거지가 되더라도 상관 없다. 판단은 길어야 한다. 판단이 한 순간으로 끝나면 안 된다. 판단은 길어야하고 그에 따라 우리의 목표는 세워져야 한다. 그 반대가 되면 안 된다. 비단 그게 돈을 벌게 해주는 결과를 낳게 되더라도 우리는 이 결과가 악몽을 가져오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미국이 우상향을 하건 라식 수술이 광명을 찾게 해주건 자신에게 피해가 오면 이 이야기는 아무 쓰잘데기 없는 명제가 되어버린다.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 채 따라가면 결국 길을 잃는다. 긴 시간 고통 받으며, 긴 시간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닌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그것이 나는 두렵다. 그렇다고 우리 모두 각자의 매매법을 버리고 조용히 살라는 것이 아니다. 최소한 우리가 할 수 있는 매매 원칙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최근 심하게 느끼는 배금주의에 대한 것도 무시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돈이 없어도 살았던 시절을 기억한다. 어느 순간부터 추억보다 돈을 쫒는다. 그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감당할 수 있다면 말이다. 일거수일투족에 일희일비 할 것이라면 우리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가져가야한다. 책 찰리 멍거 바이블에서 이렇게 말한다.
고작 인생의 목표가 주식 쪼가리 몇 개 더 가지고 있는 것이라면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이다. 주식과 부동산은 수단일 뿐이다.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 우리가 남기는 것은 이름뿐이다. 돈이 아니다.
사람의 삶은 유한하다. 덕분에 우리는 우리의 가치를 메길 수 있고 그 가치를 올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버블 경제의 일본이 터지기 전에 일본에서는 노동자들이 돈을 얻기가 쉬워져 본인이 하고 있는 일과 커리어를 버렸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도 다르지 않다고 본다. 이 정도로 노동에 대해 경시한 적이 있었을까. 내가 살아오면서 느꼈던 시기 중 가장 심하다고 생각한다. 음모론자가 아닌 배금주의를 지양하며 내 삶을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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